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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버탐의 음악앨범 'Palau You'
글쓴이 : 곽태훈 등록일 : 2020-03-19 오후 9:34:43       조회 : 319

공기가 필요해. 맑은 공기가.

 


전 세계가 뒤숭숭하다. 서로를 경계하며, 마스크를 꼭 쬐맨체 답답한 도시생활을 버텨낸다. 언제부턴가 잠식하기 시작한 감염의 공포는 하루가 다르게 퍼져나가 순식간에 사회 전반를 꾸욱 누르고 앉아있다. 섬으로 태어난 우리는 삭막해진 사회에서 더욱 서로를 고립시키고, 연결되기를 꺼려한다.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 타인에 대한 이해보다 살아남는게 0순위 과제가 되어버린 세상. 마스크에 보안경, 장갑까지 끼고 은행에 간다는 미칠것 같은 이 세상. 답답하다. 공기를 마시고 싶다. 그 무엇보다도 맑은 공기가.

 

준비,, 땅!


신이여 내기도를 들으소서. 당신들의 정원으로 보내주소서. 팔라우는 다이빙을 시작한 내가 언젠가 꼭 가보고 싶은 곳이였다. '신들의 정원'이라.. 호기심을 부르는 별명때문에 영상을 많이 찾아봤더랬다. 다컴 홈페이지에 '모든 것이 있는 팔라우' 투어가 공지됬을 때, 나는 왠지 저기에 가게 될 것만 같다라는 강한 확신이 들었다. 


나처럼 확신에 찬 사람들, 제민, 성진, 유리 그리고 마지막에 합류한 창래 다이버까지 5명이 모였다. 땅,불,바람,물,마음 다섯가지 힘을 하나로 모으면 캡틴플래닛...이 아니라...상호쌤이 소환된다.ㅋ 그리고 소영쌤까지 7명이서 고고씡~


하지만 출발은 그리 순조롭지 않았다. 항공권 예약변경을 하는데, 40만원을 더냈다가 환불을 받아내야 했고, 갑자기 회사 일정이 살금살금 밀리더니 투어와 겹쳐버렸다. (아 이놈의 회사..) 급기야 일주일전에 항공편 자체가 취소되어 오매불망 환불 전화만 기다려야하는 꼴이 되버렸다. 신들의 정원이라더니 신들의 장난이 너무 심한거 아니한가.. 다행히 쌤들의 빠른 대처로 다른항공사로 갈아탈 수 있었다. 

 

아오 빨리 가즈아! Ready and get set, go!!!

 

Day1 팔라우는 사랑이다.


숙소에 도착해서 한시간정도의 휴식만 하고서 몽롱한 정신을 억지로 붙들고서 다이빙샵으로 이동했다. 우리의 투어를 책임져줄 인솔 강사님과 인사를 나눴다. 말씀을 재밌게 하시는 걸 보니 즐거운 여행을 만들어 주실 거란 믿음이 생겼다.
드디어 보트를 타고 팔라우의 바다와 첫인사를 나눈다. 와 바다가 이렇게 이뻐도 되나 싶다. TV에서 보던 에머랄드 빛 바다를 직접 보니 황홀하다. Don't stop me i feel the ocean!


#1 저먼채널
만타레이로 유명한 포인트다. 첫날부터 만타라니 ㄷㄷ 많이 피곤한 상태였는데 만타라는 단어에 정신이 번쩍들었다. 이번에도 과연 볼 수 있을까? 아마도 그럴 것이다. 나는 어복많은 탐 이니까.
가는길에 스팅레이도 처음으로 보았는데 잠을 자는 건지 도통 움직이질 않는다. 신기한 녀석.
역시나! 만타는 나타났다. 이곳의 만타도 역시 우아하고 신비로운 몸짓을 보여주었다. 이 사랑스러운 녀석. 


#2 블루홀
파란 구멍으로 들어가는 포인트다. 커다란 홀을 들어가면, 꽤 넓고 웅장한 공간이 나타난다. 어종보다는 지형이 만들어낸 공간의 아름다움이 매력적인 포인트다. 우연히 범프헤드 피쉬도 만났다. 운이 좋구나 허허 


#3 블루코너
조류걸이에 대해 간단히 설명을 듣고 입수! 조류가 심하지않아 쉽게 포인트까지 갈 수 있었다. 와우.. 상어를 눈앞에서 그렇게 많이 본건 이번이 처음이다. 심쿵 Pulse. 나대는 심장을 진정하고 자세히 살펴보니 상어들도 생김새가 모두 달랐다. 허연 꼬랑지도 있고 꺼먼 꼬랑지도 있고. 세상의 어떤 것이든 자세히 들여다 보면 자기들만의 매력이 있다. 나...나도?ㅋ 

돌아오는 길에 보니 암초랄까.. 작은 섬들이 많았다. 현지 다이빙샾 이름이 왜 '다리'일까 궁금했는데, 섬같은 우리 존재들을 이어주고 받쳐주는 다리가 되겠다는 뜻이 아닐까. Bridge over troubled water. 나는 누구에게 다리였던적이 있었던가.. 1초정도 생각해봤다.

 

저녁이다. 저녁이 왔다. 드디어.
햄버거 맛집인 동네 식당으로 갔다. 다들 휴식이 부족한 첫날임에도 음식앞에서는 힘이 솟나보다. 열심히 먹었던 기억이다.
이래저래 피곤한 하루였다. 식사를 일찍 정리하고 나왔다. 드디어 잠을 자는 구나!
침대에 누워 룸메 창래 다이버와 '먹고 이렇게 바로 자면 안되는데..' 한마디를 나누고 바로 골아떨어졌다.

팔라우에서 첫째날이 끝이 났다. 오늘의 팔라우만으로도 지금까지 가본 포인트 중에 최고였다. 반해버렸다.
팔라우는 사랑이다.

 

Day2 - 충전 완료


오늘도 출발!  몸상태도 100%로 충전했겠다, 오늘은 어제의 나보다 harder, better, faster, stronger 해지는 거다.


#4 글라스랜드
왜 글라스랜드인지 정확히 모르겠다. 아마도 투명한 시야 때문일까 생각했다. 입수하는 순간 시원하게 뻥뚤린 시야에 놀랐으니까. 투명한 시야와 다양한 물꼬기들이 예쁜,, 산책하기 정말 좋은 곳이었다. 기분 꿀꿀할때 글라스랜드의 영상들을 보면 머리가 좀 맑아질 것 같다.


#5 울롱채널
울렁울렁 울렁대는 울롱채널이다. 조류가 그리 세지않을것 같았는데.. 혼자 날라다녔던 곳이다. 날라다니다 보니 앞에.. 아무도 없다. 뒤통수가 따끔거려 돌아보니 소영쌤이 날 지켜보고 있다. 버디도 너무 멀어져서 안보이고 덜덜. 유턴을 하자. 몇번 유턴을 시도했더니 속이 좀 울렁거렸던 것 같기도.. 잠시 돌부리를 잡고 버디를 기다렸다. 우리가 멀어진건, 그건 아마 우리의 잘못은 아닐꺼야.
돌아오는 길에 이글레이를 보았다. 처음보는 녀석이다. 공기가 없었지만 놓치기가 싫어 핀질을 좀 했다. 찍고 돌아오니, 소영쌤이
보조호흡기를 물려주었다. Take my breath away. 내 숨을 가져가소. 뭔가 살짝 굴욕적이였다. 내 목숨을 남에게 맡기는 것 같아서..ㅎㅎ


#6 시아즈코너
이곳도 산책하기 좋은 곳이었다. 시야가 조금 아쉬웠다. 바라쿠다를 많이 볼 수 있었다. 바라쿠다 이녀석들 마음에 든다. 이름도 멋있고,, 무리지어서 햇살을 받아 반짝거리며 원모양으로 헤엄치는 모습이 가운데에 있는 무언가를 지키는 검사들 같다는 생각이 든다.

100% 충전되서인지, 돌아오는 보트가 파도에 부딪혀 텅텅거려도 엉덩이가 아프지 않다. 엉덩이가 들썩들썩 파도가 넘실넘실 이곳에 절망은 없다.

 

둘째날도 순조롭게 마무리가 되었다. 기념품을 적당히 사고서, 저녁은 drop off 라는 부둣가(?)의 레스토랑으로 갔다. 바다가 바로 옆에있는 테이블에서,, 우리들의 0순위 과제, 잘먹기에 열중했다. 시간가는줄 모르고 수다도 떨고, 즐거웠지만, 한편으로 아 내일이 마지막이구나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밥을 먹고 나오니 Starfall 별들이 총총 아쉬움을 달래준다.

 

Day3 - 끝날때까지 끝이 아니다.


새벽 다섯시에 눈이 떠졌다. 원래는 여섯시에 회사에 원격접속을 하기로 했는데, 눈이 너무 빨리떠졌다.. 일어난 김에 접속을 해본다. 가벼운 문제 하나 해결해주고 나니.. 각성이 됬다. 잠이 올 것 같지가 않다.. 이놈의 회사는 나와 참 궁합이 안맞다. 안맞는데도 왜 그리도 치열하게 버텨왔는지.. 이제는 더 이상 허락된 승리도 남아있지 않는 곳까지 왔다 생각하니, 약간의 허무감도 든다.. 또 머리속이 시끄러워지는 구나 싶어 밖으로 나왔다. 숨을 크게 한번 쉬어, 동트는 고요한 아침을 마셨다. 


#7 저먼채널
배에 타는데 낯선 서양친구들이 있다. 독일에서 왔다고 한다. Guten morgen?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바다로 향한다. 오늘은 다시 저먼채널이다. 'Einmal ist keinmal'. 한 번은 아무것도 아니다. 좋은 건 두번 하는 걸로 하자. 그런데 독일 친구들과 저먼채널이라니.. 재밌는 우연이다. 우연일까요?
오늘도 만타가 나오려나… 만타 보기 어렵다고 이야기를 들었는데 나에게는 이제 만나기 쉬운 어종이 되버렸다. 좀 지겨워졌다랄까. 농담이고ㅎ 자주 봤으면 좋겠다. ㅎㅎ
역시나 또다시 나타나주었고, 더 가까이에서 더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 고맙다 이녀석들.


#8 블루코너
두번째 블루코너다. 와… 잠실풀장인줄 알았다. 팔라우에 온 다이어버들이 다 모인건가? 상어보다도 많아보였다. 조류를 타고 영차영차 끝으로 가서 자리를 잡았다. 끝이라 그런지 상어들이 많지는 않았던 것 같다. 대신 범프헤드 피쉬가 날 찍으라며 다가왔다. 그래 너라도 찍어주마.
마지막까지 완벽하게 끝낼줄 알았는데.. 출수를 할때 큰 실수를 하고야 말았다. 핀을 놓쳐서 바다에 빠트린 것이다. 인솔강사님이 급히 하강해서 구해주셨는데, 너무 감사하고 죄송했다. 새벽에 너무 일찍 깬 탓일까. 마지막이라고 방심을 한 것일까. 정신차리자. It ain't over 'til it's over. 


첫날, 나의 첫 bcd도 정비해주시고.. 인솔강사님께 너무 감사하다.
팔라우는 감사함이다.

 

#ETC


팔라우에 왔는데 젤리피쉬를 빠트릴순 없지. 사실 머 나랑은 어울리는 공간 같지않지만ㅋ 따라가본다. 젤리같은 해파리들이 작은 만에 모여있는 곳이었다. 햇살에 비치는 젤리피쉬들과 그곳만의 물색이 어우러져 몽롱함을 자아낸다. 낮잠같은 나른하면서도 따스한 곳이었다.
또 빠트리면 안되는 곳이 밀키웨이. 난 사실 가고 싶지 않은 곳이었는데 머 혼자 빠질수가 있나. 


보트가 속도를 줄이고 약간은 비밀스러운 공간으로 들어가니 새하얀 바닷물로 가득한 공간이 나왔다. 인솔강사님이 물밑으로 들어가더니 꼬랑꼬랑한 향의 흰색 진흙을 퍼담아 올렸다. 영 바르기 싫지만 뭐 한번 해본다. 머리, 얼굴, 온몸을 뒤덮었다. 근데 자꾸 입으로 들어오는 맛이 영 찝찝하다. 석고가루 같은 맛이 싫어 입술만 쓱쓱 지워버렸다. 그렇게 나는 조커가 되었다.

 

이제 바다에서의 추억은 여기까지다. 돌아오는 길이… 시원섭섭섭섭했다.. 그래도 이제 끝인사를 해야할 때. Bye bye my blue.

마지막 저녁이 찾아왔다. 고오급 레스토랑으로 가기로 한다. 저기 바다 넘어로 해가 지는, 노을이 참 아름다운 식당이였다. 정신없이 먹고 떠들고, 소영쌤 생일도 소박하게나마 축하해주고.(항상 응원합니다 Cheers to the fall) 즐거운 시간이었다. 마지막 저녁도 이렇게 마무리가 되고나니.. 아쉬움이 밀려온다. 우리 어떻게 할까요? 어떻하긴 달려야지ㅋ

Einmal ist keinmal.
인생은 한번뿐이라서 아무것도 아닌 것과 같다. 어쩌면 깃털보다도 가벼울지 모르는 인생을 그렇게 무겁게 살 필요가 있을까. 그래도 너무 가벼우면 급상승으로 끝이 날지 모른다. 자기만의 부력을 찾아 흘러가자. 기쁨에 대한 의지로. 즐거운 추억들로 채우면서.
팔라우는 추억이다.

함께한 분들 모두 행운을 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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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영
2020-03-19 오후 10:04:34
쥬크박스 탐! 좋은 바다 함께해서 저도 좋았어요 ^^     
곽태훈
2020-03-20 오후 1:10:29
영광입니다 ㅎㅎ     
손유리
2020-03-20 오전 1:15:12
태훈다이버님 생각이 많으시다더니. 다 글의 원천이었네요ㅎㅎ
사실 사진 하나 없는 이 긴 글을 읽을수 있을까했는데.. 어느새 절 다시 팔라우의 보트 위로 소환해주셨습니다. 감사해요.. :)
다리샵 의미를 생각하고, 독일인과 저먼채널을 떠올린 생각이야말로. 너무 무겁게 살고 계신게 아닌가요ㅋㅋ 멋집니다.. 앞으로 또 즐겁게 다이빙해요!

그런데 어찌.. 쥬크박스 타이틀 때문인지. 글이 심오해서인지.. 전 자꾸 랩인가 나레이션인가를 하고 있네요 ㅎㅎ     
곽태훈
2020-03-20 오후 1:15:52
유리다이버님, 끝까지 읽어주셔서 고마워요 ㅎㅎ
글이 심오했나요? 저도 제가 무겁게 느껴져서 다이어트 중..ㅋㅋ
또 함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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